의식/영성 관련

PPT파일: <의식 문제의 통합적 이해>

작성자
이영환
작성일
2018-09-19 22:18
조회
450

여기 첨부한 파일은 필자가 며칠 전 <동아시아 과학철학회> 정례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에 사용했던 PPT자료입니다. <의식 문제의 통합적 이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걸었는데 원래 의도했던 만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렇지만 나름 능력껏 열심히 준비했다는 점은 밝히고 싶은 심정입니다.

 

사실 "의식 문제"라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 문제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하는 차원에서 발표를 하게 된 것입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의식 문제는 패러다임 전환, 나아가 문명의 전환의 중심에 자리잡은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의식이 뇌의 산물인가 아니면 뇌를 벗어난 "무엇"과 연관되어 있는 현상인지 여부가 논의의 핵심입니다. 

 

현재 주류 과학계에서 우주만물을 해석하는 기본 관점은 과학적 물질주의(scientific materialism)이고 방법론적으로는 환원주의(reductionism)입니다. 갈리레오 갈릴레이에 의해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적 방법론이 배척되고 오로지 관찰과 실험을 통해서 검증된 사실들을 바탕으로 하는 근대 과학이 탄생한지 400여 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과학적 물질주의와 환원주의는 과학계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으로서의 위상을 점하고 있다고 봅니다. 20세기 초인 1910년대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20년대 양자역학이 탄생한지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다는 현실은  과학철학자 토머스 쿤(Thomas Kuhn)이 명저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패러다임 전환은 종교의 개종(conversion)과 같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킵니다. 

 

사실 1543년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가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라는 책을 출판해 천동설이 틀렸고 지동설이 맞다는 주장을 편 이래 1642년 갈릴레이가 사망할 때까지 대략 10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천동설이 명맥을 유지했다는 사실은 패러다임 전환의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었습니다. 현재의 과학적 물질주의 패러다임에 의하면 우주에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물질과 에너지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이들로부터 발생하는 부수현상(epiphenomenon)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패러다임에 입각해 주류 신경과학계에서는 의식은 뇌의 산물로 간주합니다. 즉 뇌가 의식을 생산한다는 것이지요. 이른바 생산자로서 뇌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그동안 뇌와 관련해 축적된 수많은 수술, 실험 및 관측 자료에 의하면 타당해 보입니다. 뇌의 특정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인간의 의식 기능의 일부가 마비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알츠하이머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주류 신경과학계의 주장에 대항하여 뇌는 의식을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매개체 내지 수신장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의식의 원천은 뇌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는 과학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수행한 연구 결과 또한 상당히 축적되어왔습니다. 여기에 양자역학을 전공한 물리학자들 가운데 일부는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에 의한 비국소성(non-locality)을 의식에도 적용하려는 진지한 시도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찰자 효과(observer effect)에 입각해 의식이 물질에 선행해 존재했다는 과감한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즉 의식 있는 관찰자만이 확률적 가능성의 상태, 이른바 잠재성(potentiality)의 상태에 있던 확률파동을 붕괴시켜(이른바 파동함수의 붕괴) 입자, 즉 물질로서 드러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실재(reality)라고 알고 있는 물질세계는 이렇게 드러난 세계이므로 의식이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여기 첨부한 파일에서 의식과 관련된 중요한 쟁점들을 소개하고 가급적 의식 문제와 관련된 자료들을 많이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만들고 나니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으며 충분히 다루지 못한 자료들도 많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다음에 기회에 있으면 이런 점들을 보완해 <의식 문제의 통합적 이해 II>를 만들어 볼 작정입니다. 이 파일의 제목이 시사하듯이 특정한 이론이나 가설을 옹호하기 보다는 의식 문제를 다루고 있는 여러 분야에서 거론되고 있는 주제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합니다. 일부 학자들이 말하듯이 의식 문제는 과학계의 마지막 큰 과제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그만큼 중요한 과제임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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