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 관련

<정보의 통합적 이해>에 관한 PPT 파일

작성자
이영환
작성일
2018-01-04 01:47
조회
440

필자는 지난해 12월 19일 (사)과학독서아카데미 월례 발표회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과학 전문 작가 제임스 글릭(James Gleick)의 『인포메이션』의 내용을 중심으로 <정보의 통합적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여기 첨부한 것은 강연에서 사용했던 PPT파일로서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이 주제에 관심 있는 분들과 생산적인 토론의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필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약 20년 간 동국대학교에서 <정보경제학>을 강의했습니다. 아마도 당시 한국 대학에서 <정보경제학> 강의는 필자가 처음 시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금도 <정보경제학>을 강의하는 대학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1980년대 PC가 보급되기 사작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2010년대 초부터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됨으로써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이 우리의 삶을 송두리채 바꿔 놓았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학문이 실제 경제사회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보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이제 정보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중심적인 개념으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은 결국 정보와 관련된 기술임을 감안한다면 미래에도 정보는 더욱 중요한 위상을 차지할 것이 분명합니다. 현실이 이렇게 변하고 있지만 학문적으로는 "정보와 관련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과감하게도 <정보의 통합적 이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정보는 여러 학문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다루어졌거나 아예 무시되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물리학에서는 정보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 들어 걸출한 두 명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David Bohm)와 존 아치볼드 휠러(John A. Wheeler)가 물질과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물리학 전통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어쩌면 정보가 우주의 더 근본적인 요소일 수고 있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훨러의 "비트에서 존재로(it from bit)"는 이런 사고를 대변하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봄 또한 정보와 의미를 연관시켜 "접힌 질서와 펼쳐진 질서"라는 새로운 우주관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물리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들의 역할로 인해 이제 물리학에서도 정보가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잡았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자역학의 한 분야로 양자정보이론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경제학에서는 일찍이 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장경제에서 정보의 역할과 관련해 매우 정교한 이론을 개발해왔습니다. 필자가 제임스 글릭의 『인포메이션』을 리뷰하면서 실망한 부분은 글릭이 정보의 경제적 분석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또한 정보와 관련해 데이비드 봄의 견해를 소개하지 않은 점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글릭은 정보이론의 창시자인 클로드 섀년(Claude Shannon)의 정보이론을 상세히 소개하였고 생물학에서 정보의 위상에 대해서도 충분히 언급함으로써 정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했던 점은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필자는 정보에 대한 통합적 이해는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보, 일상생활의 모든 면과 관련되었다는 점에서 정말 유비쿼터스한 정보,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모두 연관되어 있는 정보, 우리에게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는 정보 등 정보와 관련된 모든 면을 망라하는 통합된 이론 체계를 수립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이며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정보경제학을 강의하고 연구하면서 다른 분야에서 사용되는 정보의 개념과 통합의 필요성을 느꼈던 사람으로서 막연히 정보는 물질과 정신을 연결시켜주는 촉매 내지 매개로서 해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활동의 경우를 보자면 정보는 의사결정이라는 정신 활동과 실제 소비 또는 생산이라는 물질적 행위를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론 논리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각종 정보재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또한 우주적 차원으로 확대하거나 유전자의 작동의 관점으로 압축하더라도 동일한 원리가 작용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나아가 최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부상은 정보에 대한 통합적 이해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은 한 마디로 정보기술이라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정보를 장악하는 세력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정보는 단지 개인의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의 차원을 넘어 개인의 삶과 사회의 존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 분명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정보에 대한 부분적 이해를 넘어 통합적 이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기 첨부한 PPT 파일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아직 매우 미흡합니다. 이 주제에 관심 있는 분들과의 활발한 의견 교환을 기대하겠습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