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관련

여기 첨부한 PPT 파일은 2015년 7월 한라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코리아 프리미엄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필자가 준비했던 것 입니다. 이 파일은 필자의 졸저 『코리아 디스카운트 vs. 코리아 프리미엄』에서 기업 관련된 부분을 일부 발췌하고 여기에 다른 내용을 더해서 만든 것입니다. 여기서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m)이라는 용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에 반대되는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용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한국 증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의 주가는 '디스카운트', 즉 할인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들은 공공연하게 재벌의 파행적인 지배구조로 인해 대기업에서 일감몰아주기(tunneling)와 계열사 부당지원(propping)과 같은 전근대적인 행위가 널리 시행되고 있어 주주가치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우리로서는 매우 모욕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지만, 그들의 주장을 반박할 수 없는 현실이 더 문제입니다.

그런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비단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인과 한국 자체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에서 매우 광범위한 현상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입니다. 그리고 그 주된 원인은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재벌이 이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도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인의 잠재력을 신뢰하는 입장이기에 우리 스스로 상황을 반전시켜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현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 중 하나가 우리나라의 기업이 이제는 중심을 잡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천하는 주체로 거듭 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벌 문제는 재벌 스스로 만든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재벌 문제의 핵심에는 정부가 있다고 봅니다. 과거 정부는 늘 재벌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이었고, 재벌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를 제공함으로써 이른바 정경유착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재벌의 힘이 점점 더 강해졌으며, 이제는 역전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따라서 재벌로 상징되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변하지 않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들의 사고에 획기적인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얼마전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에서 보여준 대기업 오너나 전문경영자들이 기존의 의식 수준을 넘어서서 진정한 기업가정신으로 충만한 기업가로 거듭난다면 코리아 프리미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제는 유치하게 사적인 이익에만 집착하는 수준을 넘어 사회적 책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기업가로 거듭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만든 파일이니 관심 있는 분들의 비판적인 토론을 기대하는 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