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송창식 노래들

작성자
박인영
작성일
2016-12-30 13:15
조회
558



철 지난 바닷가

철 지난 바닷가를 혼자 걷는다
달빛은 모래 위에 가득하고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러운데
어깨 위에 쌓이는 당신의 손길
그것은 소리없는 사랑의 노래
옛일을 생각하며 혼자 듣는다

아 기나긴 길 혼자 걸으며
무척이도 당신을 그리곤 했지
아 소리죽여 우는 파도와 같이
당신은 흐느끼며 뒤돌아 봤지
철 지난 바닷가를 혼자 걷는다
옛일을 생각하며 혼자 웃는다
 







밤눈

한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감고 귀 기울이면
까마득히 먼데서 눈 맞는소리
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당신은 못 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 소리
잠만 들면 나는 거기에 가네
눈송이 어지러운 거기에 가네
눈발을 흩이고 옛얘기 꺼내
아직 얼지 않았거든 들고 오리다

아니면 다시는 오지도 않지
한밤중에 눈이 나리네 소리도 없이
눈 내리는 밤이 이어질수록
한발짝 두발짝 멀리도 왔네
한발짝 두발짝 멀리도 왔네






사랑

언제나 혼자서 애끓이며 남몰래 숨어서 보던 사람
어쩌다 눈 한번 마주치면 기쁨에 떨며 뛰었었지
영원한 나의 꿈 나의 사랑 내 가슴 태워준 단 한사람
그 얼굴 허공에 그리며 그 이름 속삭여 불러보네

기나긴 이밤이 지나가면 한숨에 달음쳐 만날 사람
두근거리는 가슴 안고 간신히 말붙여 약속했지
영원한 나의 꿈 나의 사랑 내 가슴 태워준 단 한사람
그 얼굴 허공에 그리며 그 이름 속삭여 불러보네

눈을 감으면 그 모습 다시 떠 봐도 그 얼굴
잠자던 나의 세월은 아름답게 펼쳐지네
영원한 나의 꿈 나의 사랑 내 가슴 태워준 단 한사람
그 얼굴 허공에 그리며 그 이름 속삭여 불러보네
 





토함산

토함산에 올랐어라 해를 안고 앉았어라
가슴 속에 품었어라 세월도 아픔도 품어 버렸어라

터져 부서질 듯 미소 짓는 님의 얼굴에도
천 년의 풍파 세월 담겼어라

바람 속에 실렸어라 흙이 되어 남았어라
님들의 하신 양 가슴 속에 사무쳐서 좋았어라

한 발 두 발 걸어서 올라라 맨발로 땀 흘려 올라라
그 몸뚱이 하나 발바닥 둘을 천 년의 두께로 떠바쳐라

산산이 가루져 공중에 흩어진 아침 그 빛을 기다려
하늘을 우러러 미소로 웃는 돌이 되거라

힘차게 뻗었어라 하늘 향해 벌렸어라
팔을 든 채 이대로 또 다시 천 년을 더 하겠어라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찾는 님 하나 있어
천 년 더한 이 가슴을 딛고 서게

한 발 두 발 걸어서 올라라 맨발로 땀 흘려 올라라
그 몸뚱이 하나 발바닥 둘을 천 년의 두께로 떠바쳐라

산산이 가루져 공중에 흩어진 아침 그 빛을 기다려
하늘을 우러러 미소로 웃는 돌이 되거라
 





가나다라

가나다라 마바사 아자차카 타파하 헤헤헤 으헤 으헤 으허허
하고싶은 말 들은 너무너무 많은데 이 내 노래는 너무너무 짧고

일이삼사 오륙칠 팔구하고 십이요 헤헤헤 으헤으헤 으허허
하고싶은 일들은 너무너무 많은데 이 내 두 팔이 너무 모자라고
일엽편주에 이 마음 띄우고 허~ 웃음 한 번 웃자

어기여 어기여 어기여 허 어기여
노를 저어 나아가라 가자 가자 가자 가슴 한 번 다시 펴고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루황 헤헤헤 으헤으헤 으허허
알고 싶은 진리는 너무너무 많은데 이 내 머리가 너무너무 작고
일엽편주에 이 마음 띄우고 허~ 웃음 한 번 웃자

태정태세 문단세 예성연중 인명선 헤헤헤 으헤으헤 으허허
좇고 싶은 인물은 너무너무 많은데 이 내 다리가 너무너무 짧고

갑자을축 병인정묘 무진기사 경오신미 헤헤헤 으헤으헤 으허허
잡고 싶은 순간은 너무너무 많은데 가는 세월은 너무 빠르고
일엽편주에 이 마음 띄우고 허~ 웃음 한 번 웃자

어기여 어기여 어기여 허 어기여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뱅글 뱅글 뱅글 다시 보면 다시 그 자리

중건천 중곤지 수뢰둔 산수봉 헤헤헤 으헤으헤 으허허
하늘 보고 땅 보고 여기저기 보아도 세상만사는 너무너무 깊고

일엽편주에 이 마음 띄우고 허~ 웃음 한 번 웃자
일엽편주에 이 마음 띄우고 허~ 웃음 한 번 크게 웃자고
 





푸르른 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잊읍시다

선뜻 선뜻 잊읍시다
간 밤 꾸었던 슬픈 꿈일랑
아침 햇살에 어두움 가시듯
잊어 버립시다

없던 일로 해 둡시다
함께 피웠던 모닥불도
함께 쌓았던 모래성도
없던 일로 해 둡시다

가끔 가끔 찾읍시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조심 조심 아주 조금씩
다시 찾읍시다

조심 조심 아주 조금씩
찾았다 잊읍시다
 





선운사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 곳 말이에요

있나요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 곳 말이에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 곳 말이에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 곳 말이에요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