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시장경제의 통합적 이해
한국의 지적 풍토에 내재한 문제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저서나 논문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과 이에 대한 대응을 통해 지적 성숙을 추구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강구영 박사님이 본인의 졸저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과 격려를 해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바입니다.
본인은 그동안 경제학자로 살아온 삶을 반성하고 앞으로 무엇을 공부하는 것이 진정 개인의 성숙과 사회의 성숙에 기여하는 길인지 고민하는 가운데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강박사님이 지적하신 대로 이 책에서는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가운데 막연하게 문제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제 문제는 더욱 첨예한 문제로 부각될 것입니다. 그리고 글로벌 차원에서 모든 나라의 경제가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정부나 기업이 독자적으로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경제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지식만으로는 절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입니다. 우리는 모두 무지의 바다(sea of ignorance)에 떠 있는 작은 섬일 뿐입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첫 번째 작업이 시장경제를 통합적 관점에서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입니다. 아무쪼록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논의에 참여해 효율과 평등의 조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시장경제이론을 만들어 가는데 동참하기 바라는 심정입니다. 좋은 이론 모형이 없이는 어떤 개혁이나 발전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강박사님의 적절한 논평과 격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