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 분야

로버트 란자의 《Beyond Biocentrism》

작성자
이영환
작성일
2017-09-25 01:03
조회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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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Robert Lanza·Bob Berman

출판사: BenBella Books, Inc.(2016)

 

 

Contents

1. Reality 101 2. The Seven-Millennium Question

3. In the Beginning 4. Zeno and Boltzmann

5. Quantum Guys Wreck the Pool Table 6. The End of Time

7. Bizarre Realm of Entangled Twins 8. The Modern Quantum World

9. Nothing at All 10. The Random Universe

11. Reality 12. Where is the Universe Located

13. Information Please 14. Machines with Awareness

15. Go Green 16. The Quest for a Theory of Everything

17. You’re Dead. Now What? 18. Grand Illusion 19. Where Next?

 

 

저자 소개 및 책의 특징

이 책은 생물학자 로버트 란자(Robert Lanza)와 천문학자 밥 버만(Bob Berman)이 같이 쓴 Biocentrism(2009)의 후속 편이다. 전편에서 두 저자는 생명과 의식에 중점을 둔 생물 중심주의(biocentrism)에 입각해 기존의 우주관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우주관, 시공간 개념 및 새로운 생사관을 제시했다. 이 책은 이런 전편의 내용을 한 층 더 보완한 것으로서 저자가 주장하는 생물 중심주의의 최신판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논하기 전에 우선 두 저자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정통 물리학자가 아닌 두 사람이 빅뱅이론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우주관, 그리고 뉴턴이 제안했고 아인슈타인이 수정했던 시간과 공간 개념에 대해 매우 도발적인 해석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이 과연 이 주제와 관련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이 책의 주 저자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로버트 란자다. 그는 생물학자이자 의사이며 무엇보다도 줄기세포(stem cell)와 복제(cloning)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생명공학기업 Octa Therapeutics(종전의 Advanced Cell Techonology)의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현재는 Astellas Global Regenerative Medicine의 대표이면서 미국 웨이크포레스트 대학교 의과대학의 외래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2014년 타임지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과학자이고 혹자는 아인슈타인에 필적할 천재라면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영화 굿윌 헌팅에서 맷 데이먼이 연기한 가난한 천재의 실제 모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란자와 관련해 특기할 점은 필자가 전에 Biocentrism을 소개하는 글에서 간단히 언급했듯이 아버지는 프로 도박사로서 가정을 돌보지 않았으며 손위 누이가 약물 중독으로 자살하는 등 개인적으로는 불우한 환경에 있었지만 이를 모두 극복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처한 역경도 그의 과학적 호기심과 과학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란자는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닭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색을 바꾸는 실험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하버드 대학이나 MIT에 근무하던 당대의 최고 과학자들을 찾아가 질문하는 등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을 가진 청년이었다. 이들과 맺은 인연으로 란자는 일찍이 젊은 시절부터 세계적인 과학자들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예컨대 란자는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한 크리스티안 버나드(Christiaan Bernard),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요나스 소크(Jonas Salk), 행동주의 심리학의 대부 버러스 스키너(Burrhus F. Skinner), 197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로드니 포터(Rodney Porter), 제럴드 에델만(Gerald Edelman) 등과 20대의 어린 나이에 공동 연구를 수행했으니 대단한 커리어를 쌓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공동 저자인 버만 또한 천문학자이자 작가로서 나름 대단한 명성을 쌓았다. 란자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천문학자로서 대중에게 과학을 소개하는 데 대단히 열심이었기에 다양한 TV 쇼에 출현하기도 했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버만이 어떤 경로로 란자와 공동으로 책을 쓰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생물학과 천문학의 절묘한 조화를 바탕으로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양자역학의 핵심 메시지에 입각해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비록 이 둘이 정통 물리학자는 아니지만 양자역학의 핵심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간단히 언급했듯이 이 책은 전편의 연장선상에 있기에 제목도 그렇게 정한 것이며 생물 중심주의의 기본 메시지를 더 넓게 적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저자가 죽음이란 현상은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렇지만 이 책은 전편의 내용과 비교해 상당 부분은 중복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두 권의 책을 놓고 일일이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논리의 전개과정이 그런 느낌을 준다. 특히 양자역학의 이중슬릿 실험과 관찰자 효과에 거의 같은 정도의 비중을 두는 것이 그러하다. 그간 이 분야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었는지 궁금하다. 만약 이런 진전이 있었음에도 이 책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하려는 저자의 의도는 어느 정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

 

생물 중심주의에 대한 간단한 리뷰: 일곱 원리에 대해

생물 중심주의는 란자가 주장한 생물 중심의 우주론 내지 만물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이라 할 수 있다. 그는 20세기가 물리학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Biocentrism에서 생물 중심주의는 생명이 우연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우주의 존재 자체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설명해준다고 주장했다. 란자는 빅뱅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우주론, 생명과 의식의 출현에 관한 기존 이론이 그동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면서 새로운 관점, 즉 생물 중심주의를 통해서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존 우주론에 의하면 대략 138억 년 전 언젠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그야말로 의 상태에서 급격한 폭발이 일어나 처음으로 시간과 공간이 탄생했다. 그 후 급격한 팽창을 거치면서 우주의 온도가 급격하게 내려가면서 플라즈마 상태에 있던 소립자들이 서로 결합해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와 헬륨이 형성되었다. 이런 화학적 결합 과정이 전 우주적으로 벌어지면서 별과 성간물질이 형성되었으며 이 가운데 일부 별들이 훗날 초신성 폭발로 이어지면서 산소나 탄소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런 진화 과정을 거쳐 45억 년 전 지구와 같은 행성이 등장했으며 그 후 6억 년 정도가 지난 후에 탄소 기반의 생명체가 등장해 매우 느리지만 꾸준한 진화 과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기 되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 기존 우주론에 의하면 물질 우주가 점차 진화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지구라는 행성에 생명체가 등장하였으며 이후 의식(意識)이라는 것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부수적인 현상(epiphenomenon)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우주론과 진화론에 의하면 생명과 의식이라는 두 중요한 현상은 사실상 우주적 진화 과정에서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으며 오로지 객관적으로 저 밖에존재하는 물리적 실체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이것이 진정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우주론이고 실재론이라고 주장하는데 과연 그러한가?

 

생물 중심주의는 기존 우주론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우주의 존재에 생명과 의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본 요소라는 것이다. 생명과 의식이 존재하기에 우주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의식 있는 관찰자의 존재를 전제로 해야만 우주 전체에서 전개되어 온 다양한 현상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생물 중심주의의 핵심 메시지이다. 이렇게 해석해야만 우리가 어떻게 해서 생명 친화적이고 극도로 미세 조정된 우주에서 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과 관련해 2500여 년 전 그리스 엘레아학파의 제노(Zeno), 고대인도 베단타 철학의 비이원론(non-duality), 300여 년 전 독일의 임마누엘 칸트를 비롯한 여러 철학자들이 주장했던 관념론(idealism), 그리고 최근 뉴에이지의 영성이론가들에게서 유사한 주장을 발견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저자는 생물 중심주의는 이미 검증된 양자역학과 생물학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다른 주장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필자도 이 점에 동의한다. 정상적인 의식 상태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신비체험이나 주장일수록 최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을 통해 다수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의 노력에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확실해 보이는 것도 철저하게 의심해보는 것이 진정 과학적인 자세라는 데 동의한다.

 

필자는 란자의 저서 두 권을 읽으면서 그의 주장에 공감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물리학자들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우주론을 비판하면서 생명과 의식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우주론을 전개한 점이 신선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마디로 기존의 물리이론으로는 생명 친화적인 우주의 탄생을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200개가 넘는 물리 상수들 중 일부라도 조금만 다른 값을 가졌더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생명 친화적인 우주는 결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란자는 Biocentrism에서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 “빅뱅이론은 왜 우주가 생명을 지지하도록 절묘하게 미세 조정되어있는가라는 우주의 최대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에 대해 대답하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났다.”(It even turns out that the Big Bang has no answer for one of the greatest mysteries in the universe: why is the universe exquisitely fine-tuned to support life?)

 

란자는 그 근본 원인은 우주를 관찰하는 의식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물리학이 의식의 존재를 무시하는 한 오랫동안 아인슈타인을 괴롭혔으며 지금도 많은 물리학자들이 추구하고 있는 성배(聖杯)에 해당하는 만물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란자의 주장이다. 자기 주변을 둘러보고 알아차리는 의식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우주에 관한 모든 설명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의식을 배제하는 물리이론으로는 양자역학에서 드러난 기이한 현상들, 예컨대 입자-파동의 이중성, 양자중첩, 양자얽힘 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나아가 생명 친화적인 우주에 대해 기존의 물리학으로는 인류원리(anthropic principle)나 다중우주(multiverse)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 어느 것도 보편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물질이 우선이고 의식은 우주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기존의 사고를 전환해, 의식이 먼저 존재했고 이로부터 물질이 비롯되었다고 보면 이런 난해한 현상들을 모두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란자가 자신의 주장의 과학적 근거로 채택하고 있는 양자역학의 기본 현상인 양자중첩과 양자얽힘 등의 기이한 특성을 고려할 때 아원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을 일상적인 수준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란자는 이 문제도 결국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란자는 시공간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혁명적인 해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시공간 자체를 의식의 산물로 봄으로써 객관적으로 외부에 존재하는 실재(實在)로서의 시공간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시공간도 우리의 의식이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특히 Beyond Biocentrism에서 추가적으로 상세히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란자의 이러한 파격적인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란자는 과거 지구가 평평하다는 생각이나 천동설이 우리의 상식에 맞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 모든 것이 착각이었음이 드러났듯이 향후 자신의 주장을 수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이유로 란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생물 중심주의가 우주와 생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는 반면 일부 학자들(주로 물리학자들)은 란자가 반증 불가능한 주장을 펼치고 있을 뿐이라고 일축한다. 혹자는 란자는 과학을 이용해 신비주의를 지지하는 사이비과학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립적인 사람들은 란자는 단지 관념론의 또 다른 유형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아직은 무엇이 더 객관적으로 타당한지 판단할 형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가운데 새로운 진리를 발견하려는 열린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와 같이 논란의 여지가 많은 란자의 생물 중심주의를 소개하는 이유는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우주론과 인간 존재의 문제 및 의식의 본질 등을 연결시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생물 중심주의가 표방하는 일곱 가지 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생물 중심주의의 핵심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1. 우리가 실재(實在)라고 인식하는 것은 우리의 의식을 수반하는 과정이다. “외부에 실재가 존재한다면, 정의상 공간 속에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시공간은 절대적인 실재가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마음의 도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What we perceive as reality is a process that involves our consciousness. An “external” reality, if it existed, would by definition have to exist in space. But this is meaningless, because space and time are not absolute realities but rather tools of the human and animal mind.)

 

2. 외부와 내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불가분하게 뒤얽혀있다. 이것들은 동전의 다른 면에 해당하며, 서로 분리될 수 없다.(Our external and internal perceptions are inextricably intertwined. They are different sides of the same coin and cannot be divorced from one another.)

 

3. 아원자(亞原子)의 움직임은, 진실로 모든 입자들과 물체들을 망라해, 관찰자의 존재와 불가분하게 관련되어 있다. 의식 있는 관찰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기껏해야 확률파동이라는 미결정 상태로 존재할 것이다.

(The behavior of subatomic particlesindeed all particles and objects is inextricably linked to the presence of an observer. Without the presence of a conscious observer, they at best exist in an undetermined state of probability waves.)

 

4. 의식이 없다면 물질은 확률적인 미결정 상태로 존재한다. 어떤 우주도 의식에 앞서 있었다면 단지 확률적인 상태로 존재했을 뿐이다.

(Without consciousness, “matter” dwells in an undetermined state of probability. Any universe that could have preceded consciousness only existed in a probability state.)

 

5. 우주의 구조는 생물 중심주의를 통해서만 설명 가능하다. 생명을 위해 미세 조정된 우주는 생명이 우주를 창조한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만 완벽하게 이해가 된다. “우주는 단순히 그 자신의 완전한 시공간적 논리인 것이다.(The structure of universe is explainable only through biocentrism. The universe is fine-tuned for life, which makes perfect sense as life creates the universe, not the other way around. The “universe” is simply the complete spatio-temporal logic of the self.)

 

6. 시간은 동물적인 감각에 의한 인식 밖에서는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우주에서 변화를 인지하도록 해주는 과정이다.

(Time does not have a real existence outside of animal-sense perception. It is the process by which we perceive changes in the universe.)

 

7. 시간과 마찬가지로 공간도 독립된 물체나 대상이 아니다. 공간은 우리의 동물적인 이해의 다른 형태로서 독립적인 실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마치 거북이가 등껍질을 매고 다니듯이 우리와 함께 시공간을 가지고 다닌다. 따라서 생명과는 무관하게 물리적인 사건들이 발생하는 절대적이고 스스로 존재하는 매트릭스는 없다.(Space, like time, is not an object or a thing. Space is another form of our animal understanding and does not have an independent reality. We carry space and time around with us like turtles with shells. Thus, there is no absolute self-existing matrix in which physical events occurs independent of life.)

 

■ 『Beyond Biocentrism은 무엇을 말하려는가?

란자는 Beyond Biocentrism에서는 전편에서 주장했던 내용을 보완해 몇몇 주제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한다. 예컨대 관찰자 효과와 의식의 역할에 대한 보완 설명이 그 중 하나에 해당한다. 한편 기존의 우주관에 대해서는 더욱 신랄하게 비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무작위적인 진화론으로 인해 지금의 무작위적인 우주관이 더욱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우연(chance), 즉 무작위성(randomness)으로는 현재의 우주와 의식을 가진 생명의 출현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란자는 특히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확률 계산을 통해 반론을 제기한다. 사실 극도로 생명 친화적인 우주가 존재하게 된 근거를 확률을 이용해 입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현재와 같이 미세 조정되어 있으면서 생명 친화적인 우주가 존재할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판단해 사실상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에 달하고 최초의 생명의 출현한지 45억 년 정도의 시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전편의 내용에 특별히 새로운 것을 추가하지는 않았지만 일반대중에게 생물 중심주의의 관점을 더욱 강화하는 논리적 기반을 알리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특히 무작위적인 우주관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생명과 의식이 우주의 존재와 이해에 본질적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전편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컨대 뇌의 역할을 기존의 주류 신경과학의 관점이 아니라 생물 중심주의의 관점에 대한 해석한 것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만약 우리의 뇌가 현재 녹색으로 해석하는 것을 파란색으로 해석하도록 프로그램이 변경된다면 저 바깥에 존재하는 실재는 달리 보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실재는 저 밖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뇌 안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또한 꿈을 꾸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지각하는 것도 모든 것이 뇌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증거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뇌과학자들이 뇌는 하늘보다 넓다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란자의 주장은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주류 신경과학이 아니라 생물 중심주의의 관점에서 뇌의 역할을 다르게 해석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뇌의 역할을 이렇게 해석한다는 것은 곧 생물 중심주의의 기본 원리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빅뱅이라는 우주적 사건을 통해 시간과 공간이 탄생했으며 이후 물질 중심의 황량한 우주에서 무작위적인 과정을 통해 의식 있는 생명체가 출현해 지금에 이르렀다는 기존의 우주론은 여러 가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진실로 간주되어 왔다. 그렇지만 저자는 관찰자 효과로 대변되는 의식의 중요한 기능을 무시하고는 물질 우주의 근본이 되는 미시세계와 이를 바탕으로 성립하는 거시세계를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점차 널리 수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기존의 우주론이 설명하지 못했던 여러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논리의 역전이 필요하며 생물 중심주의는 바로 이런 대안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양자역학과 생물학 및 의식 연구의 최신 결과들을 인용하고 있다. 대체로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할 점은 란자는 이 책에서도 여전히 생명이 어떻게 출현했으며 이후 어떻게 의식이 등장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전편에 이에 대한 설명이 없었기에 내심 이 책에서는 이것을 기대했지만 이에 대한 논의가 없기에 지극히 아쉬웠다. 저자가 내세우는 새로운 관점, 즉 생명과 의식이 우주의 출현과 운행을 설명하는 데 본질적이며 그 반대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하려면 생명과 의식의 기원(origin)에 대한 설명이 필수적이다. 관찰자 효과를 확대해서 적용한다면 의식이 잠재성 (potentiality) 상태에 있는 어떤 것으로부터도 입자, 즉 물질이 출현하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 의식의 기원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최초의 의식이 출현했고 이것의 작용을 통해 물질이 등장했고 이를 바탕으로 생명이 출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과정을 통해 생명과 의식이 등장했고 여기서 물질이 출현한 것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기존 우주론은 무작위성이라는 요소에 의존하고, 부수적 현상이라는 변명을 하기는 했지만 물질 생명 의식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과정에 대해서는 일관된 설명을 제공했다. 이를 대체하려면 논리적으로 더욱 명확한 인과관계와 근거를 가진 이론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필자는 생물 중심주의 또한 분명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한계는 이 책에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beyond”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어쨌든 필자는 비판과 반론의 여지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란자의 책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역발상을 통해 기존 패러다임의 문제점을 극복한다는 전략은 지극히 타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거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처럼 어떤 종류의 패러다임 전환도 거센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다. 패러다임이라는 용어의 창시자인 토머스 쿤(Thomas Kuhn)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말했듯이 패러다임 전환은 종교의 개종(conversion)과 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란자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일반대중이 널리 공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이 책을 번역해보려는 의도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했다. 이런 의도를 가졌기에 우선 각 장의 주요 메시지를 요약한 다음 각장에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부분들을 발췌해 번역해보았다. 다소 분량이 많기는 하지만 란자가 주장하는 생물 중심주의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 첨부한 파일을 참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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