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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공유광장으로 초대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여러분!
저는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영환입니다.

사람의 일이란 참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이런 글을 쓰게 되리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그동안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면서 정리해 놓은 내용을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이들 바탕으로 우리 자신, 나아가 한국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식공유의 장(場)”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사이트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여러 분야에서 정확한 지식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기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확립되어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달수단과 관련된 것이지, 지식 자체와 관련된 변화는 아닙니다. 지식에 관한한 전달수단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지식의 내용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이비 지식과 진정한 지식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식은 혼란만 가중시킬 것입니다. 진정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려면 지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진정한 지식은 지혜의 길로 인도하는 좋은 안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지식을 얻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여기서는 ‘책’을 통해 이런 지식을 얻고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좋은 책은 진정한 지식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진정한 지식의 의미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인간은 정신적으로 다양한 면을 소유한 존재입니다. 편의상 이것을 이성적·감성적·영성적 측면으로 분류해도 그다지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진정한 지식은 이 가운데 어느 한 측면 또는 이 모든 측면에 동시에 작용하여 보다 성숙한 인간 나아가 자의식의 한계를 조금이라도 극복한 인간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과학·경제·철학·문학·종교·역사 등 어떤 분야의 책이더라도 우리가 제대로만 읽는다면 진정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모임에서도 책의 내용이 대화의 주제가 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오직 눈앞에 펼쳐지는 물질세계에 안주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데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신세계란 그저 소수의 기이한 사람들이 도피처로 삼아 노니는 허구의 세계로 격하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인류의 정신적 보고라 할 수 있는 여러 경전(經典)과 고전(古典)들은 단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아마 인류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상당 부분 그런 책들을 통해 전수된 가르침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전통이 매우 취약합니다. 책을 읽지 않는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최근 들어 특히 스마트폰이 주는 쾌락이 책 읽기의 즐거움을 구축(驅逐)하고 있기에 그 나마 남아있는 책 읽는 습관마저도 소멸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저는 책을 읽고 정리한 결과를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저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이 작업에 동참해준다면 매우 고무적일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예를 들면 한 사람이 일 년에 평균 열권씩 읽고 정리한 파일을 업로드하고 이런 사람이 100명으로 늘어나면 일 년에 천권, 십년이면 만권의 책을 정리한 파일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 작업에 동참하는 분들이 늘어나면 그 성과는 더욱 두드러질 것입니다. 나아가 이런 전통이 사람들의 지지를 받게 된다면 이 사이트는 명실 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공유의 광장으로 대를 이어 전승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닙니다. 학계의 전문가들과 강호(江湖)에서 책을 벗 삼아 치열하게 독서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분들이 동참해주길 진심으로 기대하면서 이 사이트를 오픈하게 된 것입니다. 혼돈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한국이 여기서 좌초할 것인가 아니면 세계사의 주역으로 거듭 날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지적(知的) 노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곧 이 나라, 이 사회를 구하는 길이라는 믿음으로 이 작업에 동참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하는 바입니다.

끝으로 책의 내용을 정리한 파일을 만들어 공유하는 과정에서 어떤 책의 경우에는 본문의 내용 일부를 인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특정 출판사의 판권을 침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단지, 이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저자의 원문을 통해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직접 느껴보고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으라는 취지에서 그리한 것이며, 이를 통해 책에 대해 더 깊은 애정을 갖도록 하기 위한 시도로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이 영 환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