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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How Jesus Became God"에 대하여

작성자
이영환
작성일
2016-03-28 11:17
조회
430

박인영님, 올리신 글 잘보았습니다. 우선 전체를 일별했고 다음에 꼼꼼히 보려합니다. 우선은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전에도 얘기를 나누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바트 어만(Bart Ehrman)은 개인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는 학자입니다. 어만은 스스로 역사학자로 자처하면서 최대한 자료에 입각해 객관적으로 글을 쓰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믿음이 가는 학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종교적으로 coming out한 이유가 지상에 그토록 많은 고통(suffering)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데 동의합니다. 또한 자신이 처음에는 독실한 evangelist였다가 지금은 불가지론자가 되었다는 심정에도 공감합니다.

 

바트 어만의 저서 "How Jesus became God"은 그의 전작 "Did Jesus exist?"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그는 이 책에서 역사비평적 방법에 의거해 예수가 의심할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리고는 이번 책에서 어떻게 나사렛 출신의 한 인물이 신의 지위로 격상되었는지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밝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어만은 당시 로마의 십자가 처형 관행에 대해 상세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십자형에 처해진 사람들은 로마 기준으로는 중죄인이기에 십자가에서 며칠이고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다가 독수리나 까마귀 밥이 되도록 했다고 말합니다. 십자가형을 받은 뒤 얼마 있다가 시신을 끌어내려 매장하도록 허용한다는 것은 당시로는 무척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이것이 역사학자로서 취할 수 있는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하려하다가 주제넘은 것 같아 망설였는데 다행히 박인영님이 대신 해주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점령지 이스라엘에 대한 로마의 약탈과 방화 및 강간이라는 흔히 있었던 현실과 예수의 탄생을 연결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합니다. 개인적으로 더 관심이 있는 것은 예수의 부활에 대한 이해입니다. 과연 예수는 육체적으로 부활한 것인가 하는, 어찌 보면 유치할 수 있는 의문입니다. 이에 대해 어만은 YouTube에 있는 강연 동영상에서 기적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놀라운 증거가 필요하다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목을 보다보면 마치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의 출간을 망설였던 사실이 생각납니다. 어만도 기존 교계의 엄청난 반발을 의식해 그리 완곡하게 표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런 기회를 통해 역사적 사실과 믿음의 차이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무엇이 참 지식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많이 올려주기를 부탁하면서 거듭 고맙다는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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